'가고 싶은 섬 장도' 안내판. 사진=문금주

갯벌에 기대어 사는 섬, 장도

장도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섬이다. “갯벌밖에 자랑할 게 없어”라는 주민의 말처럼, 이 섬은 갯벌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대변한다. 벌교 갯벌의 중심에 위치한 장도는 섬의 형태가 노루의 발목처럼 길고 가느다란 모양이라 ‘노루 장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러한 지리적 특징 덕분에 장도는 바다와 갯벌에 밀접하게 연결된 생활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꼬막을 품은 섬, 장도

장도는 비록 외관상 아름답지 않을 수 있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생명체를 품고 있는 풍요로운 갯벌을 간직하고 있다. 장도는 여자만에 속한 11개 섬 중 하나로, 하루 두 번 운행하는 여객선 ‘장도사랑호’를 통해 벌교 장암리 상진항에서 약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물때에 따라 운항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점이 특징이다.

장도에서 생산되는 해산물, 특히 참꼬막은 이 지역의 주요 자원이자 생계 수단이다. 벌교의 꼬막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며, 전국 생산량의 70%가 이곳에서 나온다. 그중에서도 80%가 장도 주변의 펄갯벌에서 생산될 정도로 장도의 갯벌은 꼬막 양식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장도의 전통 꼬막 채취

장도의 꼬막 잡이는 매년 11월 말부터 시작되며, 이는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장도 주민들의 전통이자 생계의 한 부분이다. 이곳에서 채취되는 꼬막은 크게 피꼬막, 참꼬막, 새꼬막으로 나뉘며, 그중 참꼬막이 가장 고급스럽고 인기가 많다. 참꼬막은 골이 깊고 단단하며, 쫄깃한 속살과 깊은 향이 특징이다.

벌교 사람들은 이 지역의 갯벌을 ‘참뻘’이라 부르며, 이곳에서 자란 참꼬막이 양질의 미생물을 섭취하며 성장해 더욱 맛이 좋다고 평가한다. 참꼬막은 피꼬막이나 새꼬막처럼 배와 그물을 이용해 대량으로 잡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직접 갯벌로 나가 일일이 채취해야 한다. 이 과정은 힘들고 노동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가치가 높은 해산물로 여겨진다.

장도와 갯벌의 공존

장도 주민들은 갯벌과 함께 살아가며, 자연의 혜택을 받는 동시에 이를 보호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보성군은 지속 가능한 갯벌 이용을 위해 해수 유통식 방조제와 부유식 선착장을 도입하고 있으며, 꼬막 생태계 복원을 위해 종패를 뿌리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벌교읍에서는 장도 주민들의 생활 쓰레기를 청소차로 수거해 육지에서 처리하며, 2020년부터 하수 종말처리 시설을 확충해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은 정기적으로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고 패류 양식 교육을 받으며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장도의 갯벌은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주민들의 삶을 대변하는 중요한 유산이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방식으로 갯벌을 보호하고 활용하는 장도 사람들의 노력은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할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