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일 팀원이 17일 보성시니어클럽 ‘은빛 날개 목공클립’ 사업단 작업장에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사진=문금주
주경일 팀원이 17일 보성시니어클럽 ‘은빛 날개 목공클립’ 사업단 작업장에서 팀원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고 있다. 사진=문금주
‘은빛 날개 목공클립’ 사업단 팀원들이 17일 보성시니어클럽 작업장에서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문금주

“처음엔 망설였어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싶었죠.”

보성시니어클럽 ‘은빛 날개 목공클립’ 사업단에는 특별한 스토리의 주인공이 있다. 주인공은 남다른 인생을 걸어온 주경일(81) 팀원이다.

80세를 넘긴 주경일 팀원은 장애 3급이란 신체적 어려움 속에서도 손을 움직이고, 나무를 다듬으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은빛 날개 목공클립’ 사업에 참여한 이후 그의 삶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주경일 팀원은 17일 보성시니어클럽에 마련된 작업장에서 기자와 만나 사업 초기에 가졌던 걱정을 솔직히 털어놨다. 오랜 시간 사회에서 멀어져 있던 그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 두려웠다. 하지만 그는 목공 작업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변해갔다.

“처음엔 나무를 다듬는 게 어렵더라고요. 손에 힘도 부족하고, 작은 작업에도 시간이 걸렸어요. 그런데 팀원들이 도와주고, 응원해 주면서 자신감이 붙었어요.”

목공 제품을 하나씩 완성하면서 그는 다시 살아가는 즐거움을 찾았다. 특히 자신이 만든 학습 교구가 지역 아동센터에 전달됐을 때, 그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나눔 통해 삶의 의미 찾다

주경일 팀원은 단순히 목공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더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내가 만든 물건이 아이들에게 간다고 생각하니 신기하고 뿌듯했어요. 예전에 손주에게 만들어주던 느낌도 나고요. 이제는 매일 작업장을 가는 게 기다려집니다.”

그는 목공 기술이 익숙해지면서 점점 더 다양한 제품을 제작하고 싶다는 목표도 갖게 됐다. 장애와 나이를 넘어 자신만의 역할을 찾아가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목공을 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곳에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직도 배울 게 많아요.”

80세가 넘은 주경일 팀원의 눈빛은 여전히 배움과 나눔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어르신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김정배 팀장은 주경일 팀원과 같은 사례가 더 많아질 수 있도록, 어르신들에게 지속적인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어렵다고 생각하셔도, 막상 시작하면 즐거움을 느끼고 삶의 의미를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어르신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젊은 세대와의 협력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은빛 날개 목공클립’은 단순한 일자리 사업이 아니다. 그것은 어르신들이 다시 사회와 연결되고, 자신의 경험과 기술을 나누며, 희망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주경일 팀원의 이야기처럼, 작은 손끝에서 시작된 변화가 결국 더 큰 따뜻함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찬숙 관장은 주경일 팀원의 사례가 이 사업의 사회적 가치를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어르신들은 은퇴 후 고립감을 느끼고 무기력한 생활을 하기 쉬운데, ‘은빛 날개 목공클립’ 사업은 이들에게 새로운 목표를 제공합니다. 주경일 팀원도 처음에는 조용하고 소극적이셨지만, 지금은 동료들과 소통하며 활력을 되찾으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