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정형남. 사진=정형남
보성군 조성면에 정착한 소설가 정형남 작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삼층석탑(보물제943호). 사진=문희옥

보성군 조성면을 중심으로 소설을 저술하는 정형남 작가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정형남 작가는 17년 전, 부산에서 조성면으로 이주한 이후, 자전거를 타고 지역사회를 관찰하면서 소설을 쓰고 있다.

정형남 작가의 작품들이 발표된 이후 지역사회 역사가 재조명되면서, 조성면은 매년 개최하는 축제명을 ‘동로현축제’라 고쳐 부르고 있다.

정형남 작가는 주로 보성 주변의 다양한 풍경을 소설로 남기고 있다.

그는 ‘진경산수’ ‘피에 젖은 노을’이란 작품 속에 조성면 우천리 ‘삼층석탑'(보물 제943호)을 소재로 실었다.

특히, 정형남 작가는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백제멸망 이후 통일신라 시기에 축조된 삼층석탑을 목격하고 소설 소재로 썼다.

그는 소설에서 이 삼층석탑에 백제인의 비원이 담겼다고 서술했다. 작품 속 눈 내리는 들판에 우뚝 선 삼층석탑은 긴 침묵으로 백제인의 한을 얘기하고 있다.

정형남 작가는 또, 다른 작품인 ‘피에 젖은 노을’에서 “백제인들은 최후 전투를 치루고 이 고장으로 숨어든다”고 기술했다. 소설 속 백제인들은 얼마 후 가까운 포구에서 일본으로 망명한다. 그리고 함께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삼층석탑을 세워 안전한 항해를 기원한다.

또한, “그들은 헤어질 때 엿을 만들어 나눠 먹는다. 그리고 이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전통이 됐다”고 서술하고 있다.

정형남의 대표작은 ‘남도’다. 이 소설은 해방전후, 섬을 배경으로 고난한 민중들의 삶을 그려냈다. 그리고 작가는 제1회 채만식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작가’가 아닌 ‘소설가’로 불러 줄 것을 당부할 정도로 소설가로서 자부심도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