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갈대가 고요히 숨 쉬는 중도방죽. ‘아름다운 남도바닷길’ 조형물 앞에서 겨울의 적막과 낭만이 한 장면으로 담겼다 사진=문금주
바람에 고개를 숙인 겨울 갈대들이 중도방죽을 가득 메우며, 계절의 깊이를 말없이 전하고 있다. 사진=문금주
중도방죽을 따라 흐르는 물길 양옆으로 겨울 갈대가 펼쳐지며, 고요한 습지 풍경을 이루고 있다. 사진=문금주
사진 왼쪽부터, ① 중도방죽 전망 데크 위에서 마주한 겨울 풍경. 쉼과 사색을 위한 공간이 고요히 자리하고 있다. ② 갈대와 흙길이 나란히 이어진 중도방죽 산책로. 걷는 속도마저 느려지는 겨울의 길이다. ③ 산책로 습지를 가로지르는 나무 데크길이 겨울 갈대밭 사이로 부드럽게 이어진다. ④ 겨울에도 남아 있는 붉은 열매가 중도방죽 풍경에 작은 온기를 더한다. ⑤ 물가에 내려앉은 철새들. 중도방죽은 겨울에도 생명의 쉼터가 된다. 사진=문금주

겨울, 가장 조용한 낭만을 만나다

겨울의 한가운데, 중도방죽은 소란 대신 고요로 여행자를 맞이한다. 차가운 바람이 스쳐 가지만, 이곳의 겨울은 이상하리만큼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다.

바닷물이 스며든 방죽 위로 길게 이어진 갈대 데크길을 따라 한 걸음씩 걷다 보면, 겨울이 결코 삭막한 계절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 빛을 머금은 겨울 갈대는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서로 스치며 내는 낮은 소리는, 오랜 세월 이 자리를 지켜온 자연이 건네는 조용한 인사처럼 다가온다.

발밑에서는 데크길이 차분히 이어지고, 고개를 들면 흐린 겨울 하늘과 잔잔한 물빛이 겹쳐진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중도방죽의 겨울은 ‘빠르게 스쳐 가는 여행지’가 아니다. 잠시 멈춰 서서 숨을 고르고, 걷는 속도를 자연에 맞추게 만드는 곳이다.

사람의 말소리보다 바람 소리와 갈대의 흔들림이 더 크게 들리는 이곳에서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여유와 사색이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특별한 볼거리나 인공적인 장식은 없다. 대신 계절이 빚어낸 담백한 풍경이 있다.

바닷물과 담수가 어우러진 방죽, 겨울 햇살에 은은히 빛나는 갈대, 그리고 그 사이를 걷는 사람들의 조용한 발걸음. 이 단순한 조합이 중도방죽 겨울 여행의 전부이자, 가장 큰 매력이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짧은 산책길일지 모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마음을 쉬게 하는 여행이 된다. 겨울의 낭만을 찾고 있다면 화려한 관광지보다 중도방죽의 갈대 데크길을 권하고 싶다. 말없이 건네는 자연의 위로가, 이곳에는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