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이 짚을 한 올 한 올 엮으며 전통 짚풀공예의 손맛과 마음의 여유를 함께 빚어내고 있다.서로 마주 앉아 짚을 엮는 시간, 투박하지만 따뜻한 삶의 결이 손끝에서 이어진다.보성시니어클럽 참여 어르신들이 짚풀공예 활동에 참여해 짚을 엮으며 전통 공예 기술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보성시니어클럽
보성시니어클럽 짚풀공예 작업장 내부에 공예 재료인 짚과 완성된 생활 공예품들이 보관되어 있다. 사진=보성시니어클럽
보성시니어클럽 참여 어르신들이 짚풀공예 활동을 통해 직접 짚을 엮어 만든 바구니와 소품 등 생활 공예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문금주

전남 보성군 복내면의 한 작업실에 볕이 따스해진 요즘, ‘사각사각’ 정겨운 소리가 울려 퍼진다. 기계음 대신 짚을 고르고 새끼를 꼬는 손끝의 리듬이다. ‘보성시니어클럽’ 노인 공익활동의 일환으로 운영되는 ‘짚풀공예 사업단’의 작업 풍경이다. 참여 어르신 13명이 황금빛 짚풀로 전통의 결을 엮어가고 있다.

어르신들에게 짚풀은 단순한 농사의 부산물이 아니다. 배고팠던 시절의 삶이자, 조상들의 지혜가 깃든 생활문화 그 자체다. 짚신·멍석·삼태기 등 사라져가는 생활 공예품을 복원하며 우리 문화의 맥을 잇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 손이 아직 쓸모가 있어 다행이지”라는 말 한마디에 청년 못지않은 열정이 담겨 있다. 함께 둘러앉아 짚을 다듬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이곳은 일터이자 사랑방이다.

거친 손마디를 거쳐 탄생한 작품들은 단순한 상품을 넘어 하나의 예술품이 된다. 정성으로 완성된 짚풀 공예품은 향후 전시를 통해 군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한 참여 어르신은 “짚풀을 만지고 있으면 옛날 생각도 나고, 내가 만든 게 전시까지 된다니 마음이 설렌다”며, “우리 전통이 이렇게 이어지는 게 참 좋다”고 말했다. 투박하지만 정직한 결, 한 올 한 올에 담긴 시간과 이야기가 작품마다 스며 있다.

짚풀공예는 거창하지 않다. 작은 컵받침 하나부터 시작하면 된다. 짚을 손에 쥐고 천천히 꼬다 보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마음을 가라앉힌다. 매듭은 서두르지 않아도 되고, 모양은 내 속도대로 완성하면 된다. 생각이 많을수록 손은 느려진다. 한 줄씩 엮다 보면 흐트러진 마음도 가지런해진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노인 일자리 창출을 넘어선다. 어르신들에게는 사회참여의 기쁨과 자존감을, 지역사회에는 전통문화 보존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안겨준다. 황금빛 짚풀이 켜켜이 쌓여 하나의 형태를 이루듯, 어르신들의 노년도 이곳에서 더욱 단단하고 아름답게 영글어간다. 완성은 투박해도 괜찮다. 내 손이 만든 결이 남으니까. 복내면 13인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황금빛 이야기는 오늘도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