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공동체 일자리 사업은 어르신들의 손길로 지역사회를 따뜻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사진/편집=문금주

보성군의 어르신들이 지역사회를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변화시키고 있다. 보성시니어클럽(관장 박찬숙)은 노년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사회에 따뜻한 울림을 전하는 다양한 공동체 기반 일자리 사업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이들 사업은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어르신들이 살아온 삶의 경험과 축적된 역량을 지역 안에서 다시 꽃피우는 통로가 되고 있다. 일과 나눔, 소통과 자존의 가치를 함께 실현하며 노년의 시간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고 있다.

‘소화밥상’은 어르신이 직접 운영하는 건강한 백반 식당이다. 매일 정성스레 지은 밥상을 통해 마을 주민들과 따뜻한 식탁을 나누며, 먹는 것 이상의 공동체 정을 쌓고 있다. ‘청춘공방’에서는 에코백, 파우치 같은 실용적인 제품을 직접 제작하고 판매한다. 어르신의 손끝에서 탄생한 정성 어린 물건들이 다시 누군가의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엄마손반찬’은 정갈한 반찬을 만들어 판매하고, 취약계층 가정에는 배달 서비스를 통해 정서적 돌봄까지 전한다. 음식 한 그릇에 담긴 정성과 마음이 또 다른 위로가 된다. ‘카페 쉼’은 어르신이 직접 운영하는 작은 카페다. 갓 구운 빵과 쿠키를 내놓으며, 마을 사람들의 사랑방이 되고 있다.

인근 학교를 돌보는 ‘학교 환경 정비’ 활동도 소중한 역할이다. 어르신들은 화장실 청소, 급식 보조, 교내 환경 정비를 통해 아이들이 쾌적하고 따뜻한 공간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노년의 손길이 미래세대의 삶터를 가꾼다.

특히 주목받는 사업은 ‘고향의 소리 콜센터’다. 말벗이 필요한 홀몸 어르신들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눈다. 요란한 도움이 아닌, 정다운 말 한마디가 큰 위로가 되는 시대에 이 콜센터는 정서적 돌봄의 소중한 실천이 되고 있다. 어르신이 어르신에게 손을 내미는 모습은 지역의 따뜻한 연대감을 다시금 확인하게 한다.

보성시니어클럽의 공동체 일자리는 단순한 일의 자리를 넘어선다. 어르신들의 손과 마음이 닿는 곳이면 어디든 변화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변화는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하고도 단단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보성의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가치 있는 일자리는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지역사회를 아름답게 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