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사 벚꽃길을 따라 가족과 연인, 여행자들이 나란히 걷는 순간, 얼굴마다 웃음꽃이 피어난다. 말없이 걸어도 좋은 길, 함께여서 더욱 따뜻한 봄날의 풍경이다. 사진=보성군

천년고찰 대원사를 감싸듯 이어진 왕벚나무 길이 호수와 산자락을 따라 5.5km 꽃터널을 이루며 장관을 펼치고 있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 흩날리는 꽃잎이 길 위에 내려앉아, 봄이 쌓이는 ‘꽃비’ 풍경을 연출한다. 사진=보성군
소설 태백산맥의 이야기가 스며든 벌교천 문학기행길. 끝없이 이어진 벚꽃길을 따라 걸을수록 풍경은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가 마음을 조용히 채우는 봄날의 산책길이 펼쳐진다. 사진=문금주

전남 보성군에 봄이 깊어가고 있다. 곳곳에 만개한 벚꽃은 마을을 환하게 밝히고, 사람들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꽃길로 향한다.

대원사가 자리한 문덕면 일원에는 천년고찰을 감싸듯 이어진 왕벚나무 길이 장관을 이룬다. 약 5.5km에 달하는 벚꽃 터널은 봄바람이 스칠 때마다 꽃잎이 흩날리며 길 위에 꽃비를 내려놓는다. 그 아래를 걷는 가족과 연인, 여행자들의 얼굴에는 어느새 웃음꽃이 피어난다. 말없이 걸어도 좋은 길, 함께여서 더 따뜻한 봄의 풍경이다.

또 하나의 봄이 흐르는 곳은 벌교천이다. 홍교에서 소화다리, 벌교 철교와 벌교항을 지나 중도방죽까지 이어지는 길 위에는 벚꽃과 물,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잔잔한 물결 위로 스치는 바닷바람과 흩날리는 꽃잎은 마치 한 편의 시처럼 마음에 내려앉는다.

이 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다. 태백산맥의 이야기가 스며 있는 ‘문학기행길’로, 걷는 이들의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늦추게 한다. 한 걸음 옮길 때마다 풍경은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는 다시 마음을 조용히 채운다.

끝없이 이어진 벚꽃길과 문학이 흐르는 강. 그 사이에서 사람들은 잠시 멈춰 서서 봄을 온전히 느낀다. 지금, 보성은 가장 아름다운 계절 속을 지나고 있다.